사람은 다 있는데 아무도 안 하는 일이 왜 생깁니까
인원이 부족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손대지 않는 일이 있었습니다. 담당을 그때그때 정하던 방식을 상시 조직으로 바꾼 이야기입니다.
인원이 부족했던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무도 손대지 않는 일이 있었습니다. 작년까지는 사람에게 일을 나눴고 지금은 프로그램에 나눕니다. 방식을 바꿔도 처음엔 같은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저는 일이 생길 때마다 담당을 새로 정했습니다. 급한 일이 오면 그 자리에서 역할을 하나 만들어 붙였습니다. 그 결과가 두 가지였습니다. 같은 일을 두 곳에서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손대지 않는 일이 생겼습니다. 중복과 공백이 같이 나타났습니다.
사람으로 조직을 짰을 때 겪던 것과 같았습니다. 도구를 바꿨는데 문제는 그대로였습니다. 원인은 도구가 아니라 담당을 그때그때 정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결재였습니다. 맡기고도 진행 도중에 계속 질문을 받았습니다. 이것을 해도 되는지 묻는 질문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일이 멈춰 섰습니다. 맡겼다고 말만 했지 실제로는 제가 매 단계를 붙잡고 있었습니다.
| 항목 | 그때 | 지금 |
|---|---|---|
| 일하는 사람 | 열몇 명 | 저 혼자 |
| 마케팅과 영업 | 대여섯 명이 나눠 맡음 | 프로그램 하나 |
| 제 결재가 필요한 일 | 진행 도중에도 수시로 | 네 가지 |
저는 담당을 그때그때 만드는 것을 그만두고 상시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일은 프로그램 여럿에 나눠 두었습니다. 프로그램 하나가 회사로 치면 담당자 한 명입니다. 이렇게 여럿을 두고 일을 나눠 주는 것을 에이전트 오케스트레이션이라고 부릅니다. 비서실장이 실무자들에게 업무를 분장하는 것과 같습니다.
몇은 저를 보좌하고 나머지는 분야를 하나씩 맡습니다. 기술, 지식, 창작, 마케팅, 사업, 조사입니다. 사람 회사의 부서 구성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분야를 정하면서 맡을 일과 함께 하지 않을 일을 적었습니다. 맡을 일만 적었을 때는 경계가 겹쳤습니다. 하지 않을 일을 적고 나서야 빈칸이 보였습니다.
같은 시기에 결재도 다시 그었습니다. 제 승인이 필요한 일을 네 가지로 줄였습니다. 삭제, 비용, 대외 발송, 사업 판단입니다.
지우면 돌아오지 않습니다. 돈은 나가면 끝입니다. 대외 발송은 제 이름으로 나갑니다. 사업 판단은 상대와의 사정을 저만 알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묻지 말고 끝까지 하고 결과를 가져오게 했습니다. 결재를 줄인 것이 통제를 푼 것은 아니었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일에만 통제를 모은 것입니다.
저한테는 그랬습니다. 프로그램을 들인 것이 아니라 조직도를 다시 그린 것이었습니다.